문화

'무기여 잘 있거라' 어니스트 밀러 헤밍웨이

Vean Times Post

1929년 초판본

 

분류 문학소설
국가 미국
원제 A Farewell to Arms
저자 어니스트 밀러 헤밍웨이 (Ernest Miller Hemingway)
출판일 1929년

 

 

 

 

목차

1부
2부
3부
4부
5부

해설| 헤밍웨이 신화의 시작
어니스트 헤밍웨이 연보

 

 

책소개

20세기 미국소설의 언어와 스타일을 혁신한 위대한 문장가이자 허무주의적 실존주의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두번째 장편소설. 헤밍웨이 스스로 “나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라 말했던 이 작품은 1차세계대전이 벌어진 이탈리아 전역을 주요 무대로 전쟁의 허무와 환멸 속에서 만난 남녀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연애소설이자, 같은해 출간된 『서부 전선 이상 없다』와 함께 당대를 대표하는 전쟁문학, 반전소설이다. 단선적 플롯과 원형적 캐릭터, 간결한 문체로 삶의 폭력성과 실존의 의미를 성찰했던 헤밍웨이는 이 소설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고, 특히 소설의 마지막 문장은 절망에서 도망쳐 사랑에서 구원을 얻으려 했던 인간이 운명이라는 우주적 폭력 앞에 무너지는 이야기를 특유의 하드보일드 문체로 구현해, 소설 역사상 가장 뛰어난 결말의 하나로 회자된다.

 

전쟁의 폭력과 운명의 잔인한 힘
세상의 비극을 씻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


1917년 미국이 독일에 선전포고를 하고 세계대전에 참전을 선언하자 당시 [캔자스시티 스타] 수습기자로 일하고 있었던 헤밍웨이는 적십자사 구급차 운전병으로 자원해 1918년 6월 이탈리아 북부전선에 배치된다. 전쟁터를 동경했던 열여덟 살의 헤밍웨이는 물자수송을 하고 돌아오던 중 박격포 공격을 받아 이백 개가 넘는 파편이 하반신에 박히는 중상을 입고 밀라노 적십자병원에 육 개월 동안 입원하게 되는데, 여기서 일곱 살 연상의 미국인 간호사 아그네스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아그네스가 귀국한 헤밍웨이에게 이별 편지를 보내면서 그의 첫사랑은 실연으로 끝난다. 1차세계대전에 관한 가장 유명한 소설 『무기여 잘 있거라』의 주인공 프레더릭 헨리와 캐서린 바클리는 이렇게 헤밍웨이의 자전적 경험에서 탄생했다. 소설은 전쟁이 끝난 후 1929년에 출간됐는데, 그가 1차세계대전에 참전한 지 십 년째 되는 해였다. 절제되고 함축적인 그의 하드보일드 문체는 이 소설에서 더욱 심화되었고, 그는 이 두번째 장편소설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16세기 영국 르네상스시대 시인 조지 필의 동명 시에서 제목을 빌린 『무기여 잘 있거라』에는 인간다운 삶의 영위를 방해하는 전쟁과 그에 맞서는 수단으로서 사랑이라는 방벽이 설정되어 있지만, 그 벽은 위태롭고 불안하다. 헨리와 캐서린의 사랑이 고조될수록 비극은 심화되고 실존적 불안은 커진다. 서둘러 연극의 막을 내려버리는 듯 강렬한 선고가 내려지는 5부의 결말은 현실적이고 서늘하다. 그들은 마지막까지 생명에 집착한다. 운명에 저항하다 결국 무너진다. 무기를 버리고 전쟁터를 떠나기만 하면 불합리한 죽음에서 벗어나 일상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 그들에게 운명의 폭력은 가혹하다. 또한 이 비극의 방정식은 최종적이고 불가피하다. 그것을 깨달은 인간의 무력감이 묵직하게 가슴을 울린다. 운명을 받아들이고 빗속을 묵묵히 걸어가는 주인공의 뒷모습을 그린 마지막은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죽음은 패배지만, 그들의 사랑은 이미 완결되었고 승리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래서 누군가는 그 모습에서 사랑을 잃은 남자의 숨죽인 체념과 통곡을 보고, 또 누군가는 비극을 받아들이고 또다른 삶의 출발점에 선 남자의 생존을 향한 투지를 본다. 삶과 죽음은 그렇게 잇닿아 있다.

(YES24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186)

 

 

 

저자 소개

어니스트 밀러 헤밍웨이 (Ernest Miller Hemingway)

1899년 7월 21일 미국 일리노이 주 오크 파크(현재의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의사 아버지와 성악가 어머니 사이를 두었고, 여섯 남매 중 장남이었다. 평생을 낚시와 사냥, 투우 등에 집착했으며, 다방면에 걸쳐 맹렬한 행동을 추구하고, 행동의 세계를 통해 자아의 확대를 성취하려 했다. 그러한 인생관은 그의 작품 전체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고등학생 때 학교 주간지 편집을 맡아 직접 기사와 단편을 썼으며,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1917년 [캔자스시티 스타]의 수습기자로 일했다. 제1차 세계대전 중이던 1918년 적십자 야전병원 수송차 운전병으로 이탈리아 전선에서 복무하기도 했으며, 전선에 투입되었다가 다리에 중상을 입고 귀국했다. 휴전 후 캐나다 [토론토 스타]의 특파원이 되어 유럽 각지를 돌며 그리스-터키 전쟁을 보도하기도 했다. 1921년, 해외 특파원으로 건너간 파리에서 스콧 피츠제럴드, 에즈라 파운드 등 유명 작가들과 교유하는 등 근대주의적 작가들과 미술가들과 어울리며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923년 『세 편의 단편과 열 편의 시(詩)』를 시작으로 『우리들의 시대에』, 『봄의 분류(奔流)』,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를 발표했다. 방황하는 젊은이들의 삶을 그린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소설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그후 1920년대 ‘로스트 제너레이션(잃어버린 세대)’를 대표하는 ‘피츠제럴드’와 ‘포그너’와 함께 3대 작가로 성장하였다.

그의 첫 소설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를 1926년에 발표했는데, 헤밍웨이의 대다수 작품은 1920년대 중반부터 1950년대 중반 사이에 발표되었다. 전쟁 중 나누는 사랑 이야기를 다룬 전쟁문학의 걸작 『무기여 잘 있거라』(1929)는 그가 작가로서 명성을 얻는 데 공헌했으며, 1936년 『킬리만자로의 눈』,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한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1940)는 출판되자마자 수십만 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린다. 이후 10년 만에 소설 한 편을 발표하지만,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1952년 인간의 희망과 불굴의 정신을 풀어낸 『노인과 바다』를 발표하여 큰 찬사를 받았으며,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다.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를 통해 “인간은 패배하지 않는다. 인간은 파괴될 수 있지만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고 우리에게 속삭인다.

그러나 이 해에 두 번의 비행기 사고를 당하는데, 말년에 사고의 후유증으로 인해 우울증에 시달리고, 집필 활동도 막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행동의 규범에 철저한 만큼이나 죽음과 대결하는 삶의 성실성과 숭고함을 작품에 투영하려 노력해왔다. 1959년에는 아이다호 주로 거처를 옮겼고, 1961년 여름, 헤밍웨이는 신경쇠약과 우울증에 시달리다 1961년 케첨의 자택에서 엽총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대표작으로는 1929년 『무기여 잘 있거라』, 1940년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1952년 『노인과 바다』 등이 있다. 그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이후 10여 년 넘게 긴 침체기를 겪었지만, 인생의 절망과 희망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신념을 잃지 않으면 ‘희망’이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준다.